며칠 전 까지 사방을 홀리듯 흐드러지게 만개했던 벚꽃이 지고
봄비가 촉촉이 내렸습니다.
이 비가 봄의 자태를 더욱 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봄은 이토록 풍만해 졌지만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의 봄은
언제쯤 다시 올지 모르는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특별히 4월은 4.3 제주 희생자 추념일. 4.16 세월호 참사
4.19 혁명 등 우리 사회 현대사의 아픔들이 고스란히 모여 있습니다.
이 중 4.19 혁명 희생자를 제외하고는 다른 참사의 희생 자들이 아직도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권리 회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완전한 봄이 오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해 줍니다.
4월은 세계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절기로 지키는 기간이기도 한데, 바라건대 한국교회가 그리스도의 고난을
추상화 내지 몰 역사화 시켜 기념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아픔과 고통에 연대하고 연합하는 역사 참여적 방식으로
지킬 수 있으면 합니다.
누군가를 바라보며 연민의 마음으로 흘리는 눈물, 혹은 땀방울이 생명을 살립니다.
23년 한에는 목마른 사람에게 물 한 모금 대접하는 마음으로 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희망의 빛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이 놀라운 부름에 기꺼운 마음으로 응답하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선한 사마리아 인이 되어 ’ 보시기에 좋은 ‘ 공동체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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