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창조는 동시에 어둠의 창조요 낮과 밤의 창조입니다. (창1:5)
밤과 낮, 어둠과 밝음이 하나님의 첫 창조품 입니다.
하나님은 밤을 따로 창조하지 않으셨고 밤의 창조가 낮의 창조보다
부정적 의미나 타락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인간은 빛과 어둠의 조화 가운데 살아가도록 창조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빛만이 아니라 어둠을 느끼는 것은 인생에 중요합니다.

빛만의 인생, 어둠만의 인생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빛과 어둠이 생에서 조화를 이룰 때 인간은 창조적으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밤은 어둡고 무서운 시간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꿈꾸는 시간이며 하나님의
계시가 주어지는 시간이며 하나님의 안식을 느끼는 포근한 시간입니다.
밤의 정적 속에 날카롭고 거친 것은 잠들고,
낮의 번잡함 때문에 느낄 수 없었던 영혼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빛과 어둠이 서로를 파괴하지 않고 빛이 밤에게 어둠을 양보하기
시작하는 황혼 무렵은 더없이 아름답고 평화롭습니다.
이 시간대는 사진에서 황금의 30분 시간대입니다.

하지만 인위적인 조명은 이 만남의 평화스러운 분위기를 방해합니다.
자극적인 형형색색의 조명은 밤과 낮의 조화를 깨뜨리고 마음의 평화를
무너뜨립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새 그런 부자연스러운 환경에 익숙해져 살고 있습니다.
정전 이라도 될라치면, 형광등이 조금이라도 어두우면 아우성을 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밤과 낮, 어둠과 밝음, 죽음과 삶의 조화를 함축합니다.
그 조화의 십자가에 인위적인 네온의 옷을 입히는 것은 십자가에 대한 모독입니다.

밤은 낮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낮은 밤의 대립개념이 아닙니다.
서로는 서로를 느끼게 해주는 서로 뗄 수 없는 동반자입니다.

– 김동인 목사 –